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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진 바다, 어선 사고의 원인일까?

Money Rookie 2025. 2. 24. 08:59

뜨거워진 바다, 어선 사고에도 영향을 미칠까?

기후변화가 우리 생활 곳곳에 영향을 미친다는 건 이제 상식이 됐다. 그런데 바다 온난화가 어선 사고와도 연관이 있을까? 최근 잇따른 해양 사고를 두고, 전문가들은 바다가 점점 뜨거워지는 것이 사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12일 제주 서귀포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32t급 재성호의 수색, 구조 모습. 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

 

 

바다가 뜨거워지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 자료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해양 온난화 속도는 이전보다 두 배 빨라졌다. 특히 우리나라의 바다는 전 세계 평균보다 2.5배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55년 동안 한국 해역의 연평균 표층 수온은 1.36도 상승했으며, 이는 지구 평균(0.52도)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바다 온도가 오르면 해류의 흐름이 바뀌고, 폭풍해일과 높은 파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해무(바다 안개)가 증가해 항해 시 시야를 가리는 문제도 발생한다. 실제로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봄철(2~3월) 해무로 인한 선박 충돌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수산과학원 ‘2024 수산분야 기후변화 영향 및 연구 보고서'

 

 

 

어종 변화와 조업 패턴의 변화

기후변화는 어종 분포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에 잡히던 어종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어민들은 새로운 어장을 찾아 나서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어선이 낯선 해역에서 조업하다가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상운 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온 상승으로 어종과 해류가 변하면서 어민들이 새로운 조업지를 찾아 이동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기상 변화나 지형적 위험 요소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면 사고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제주 지역 어업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87.2%가 기후변화가 어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생산량 감소(62.2%), 상품성 하락(18.9%), 기존 어종 어획 불가(12.6%) 등이 주요 이유로 꼽혔다.

 

 

뜨거워진 바다에 하얗게 질린 산호…“역사상 최악”

 

어선 사고와 기후변화, 정말 연관이 있을까?

하지만 아직 기후변화가 어선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박득진 부경대 교수는 “어업인들은 현장에서 기후변화의 영향을 피부로 느끼지만, 해양안전심판원의 공식 조사에서는 기후변화가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명확히 드러나진 않았다”고 말했다. 즉, 기후변화가 점진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지만, 이를 입증할 충분한 데이터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해양 정책이 필요하다

기후변화가 바다에 미치는 영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런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어민들에게 실시간 기후 정보와 조업 안전 매뉴얼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새로운 어종에 대한 연구와 적응 방법을 모색하는 정책적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

결국, 바다 온난화는 단순히 수온이 올라가는 문제가 아니다. 해양 생태계 변화부터 어선 사고 위험 증가까지 우리 삶과 직결된 문제다. 앞으로 우리는 뜨거워진 바다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여러분은 이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