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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외상센터' 드라마, 현실과 얼마나 같을까? 현실판 백강혁 의사의 이야기!

Money Rookie 2025. 2. 24. 08:58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가 큰 인기를 끌면서, 실제로 권역외상센터에서 고군분투하는 의사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 주인공 '백강혁'처럼 멋진 외상 전문의를 꿈꾸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현실은 드라마와 얼마나 다를까요?

오늘은 중증외상 전문의 1세대로서 오랫동안 의료 현장을 지켜온 조항주 대한외상학회 이사장(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권역외상센터의 현실과 이상, 그리고 우리가 알아야 할 이야기들을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조항주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장(오른쪽).

1️⃣ 드라마 속 '백강혁'처럼 되려면? 외상학 전문의의 길

드라마 속 백강혁은 뛰어난 실력과 사명감으로 중증외상 환자들을 치료하는 멋진 의사입니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백강혁 같은 외상학 세부 전문의가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요?

의대 6년 + 전공의 4~5년 + 외상학 세부 전문의 수련 2년!

먼저 의과대학 6년을 졸업하고, 인턴 1년과 레지던트 3~4년을 거쳐 전문의 자격을 취득해야 합니다. 그 후 외상학 세부 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을 2년 더 받아야 하죠. 수련 병원은 전국 27곳이 있으며, 최근 예산 삭감 논란이 있었던 고려대구로병원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도 그중 한 곳입니다. 과거에는 외과, 정형외과 등 특정 진료 과목 전문의만 지원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모든 진료 과목 전문의가 수련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외상학 세부 전문의는 2023년 기준으로 371명에 불과하며, 최근에는 한 해 10~20명 정도 배출되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는 13명이 시험을 봤다고 하네요. 아직까지 외상 전문의의 수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알 수 있습니다.

 

 

2️⃣ 조항주 이사장의 외상학과의 만남: 이라크 자이툰 병원에서의 경험

조항주 이사장은 2005년 이라크 자이툰 병원 진료부장으로 7달간 근무하면서 외상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파편상을 입은 환자들을 보며 다양한 수술을 집도하면서 외상 치료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합니다.

국내에 돌아왔을 때는 병원에 외상외과가 만들어지기도 전이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2011년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외상외과를 만들면서 외상 전문의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합니다.

3️⃣ 부족한 권역외상센터, 인력 부족 문제 심각

 

 

현재 전국에는17개의 권역외상센터가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특히 서울에는 국립중앙의료원 단 한 곳뿐이며, 헬기 이송이 쉽지 않은 서울의 특성상 추가적인 센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센터 수뿐만 아니라 인력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는 것입니다. 학회에서는 센터당 전문의 23명 정도가 필요하다고 보지만, 실제 근무하는 전문의 수는 평균 11.1명(2023년 기준)에 그친다고 합니다. 높은 근무 강도와 위험 부담, 열악한 처우 등으로 인해 외상 전문의를 꿈꾸는 의사들이 많지 않은 현실입니다.

 

 

 

4️⃣ 권역외상센터, 왜 필요할까? 사회적 약자를 위한 투자

권역외상센터는 교통사고, 추락 사고, 산업 현장 사고 등 심각한 외상을 입은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공사 현장, 공장, 배달 중 사고 등 사회적 약자들이 주로 겪는 사고 환자들이 많아, 이들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교통사고나 스키 등 운동 중 부상으로 누구든 중증외상 환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권역외상센터는 우리 모두를 위한 안전망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권역외상센터는 정부의 지원을 통해 의료진이 언제 올지 모르는 환자를 위해 대기할 수 있습니다. 일반 대형 병원에서는 수술방을 비워두고 의료진이 상시 대기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중증외상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권역외상센터로의 이송이 필수적입니다.

 

 

 

5️⃣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현실과의 차이점은?

조항주 이사장은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에서 주인공이 모든 수술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묘사된 부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현재 대학 병원은 진료 분야가 지나치게 세분화되어 있어 야간 응급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꼬집으며, 전문의 수련 과정에서 응급 상황에 더 많은 부분을 진료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마취통증의학과 의사에게 거친 발언을 쏟아내는 장면은 현실과 다르다고 언급했습니다. 실제 권역외상센터에서는 팀워크가 중요하며, 동료들과 협력하여 환자를 치료한다고 합니다. 밤중에 도움을 요청하면 "얼마나 급한 일이면 그렇겠나"라며 달려오는 동료들이 바로 권역외상센터의 현실이라고 합니다.

6️⃣ 권역외상센터의 성장, 우리 사회의 책임

조항주 이사장은 권역외상센터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의사들이 필요하지만, 현재와 같은 환경에서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 지원 확대 등 의사들이 권역외상센터 근무를 선택할 유인이 더 생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권역외상센터는 백강혁 같은 천재 의사 한 명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안정적인 시스템과 충분한 인력,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제대로 운영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중증외상 환자들의 생명을 지키고,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